박선숙에게 자유란?
공적으로는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이것이 운동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그 때는 누구나 자유로운 시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했다.
그리고 무엇이 우리의 자유를 가로막는가, 어떻게 제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숙제로 다가왔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평화’와 ‘영혼의 자유’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마음의 평화’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불의하거나 부정한 것에 마주할 때, 그를 극복하지 못할 때 마음의 평화를 잃게 된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분노한다.
‘영혼의 자유’는 얽매이지 않는 것과 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데 스스로의 자유를 위하여 두려워하거나 굴하지 않으려 한다.
20대 초입에 광주항쟁 이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데도 세상이 그를 외면하고 침묵하는 현실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를 경험했다.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에 걸쳐 조사받고 끌려가고 하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폭력과 공포의 경험들이 있었다. 그런 순간순간에는 공포 때문에 위축되고 좌절하고 했지만 그 속에서 넘어설 수 있는 힘들이 생겼다.
그런 시대를 거쳐 오면서 굴복하면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자책과 회한의 통로를 뚫고 나오면서 훨씬 단단해졌다.
사람은 지키고자 하는 무언가가 생기면 두려움을 갖게 된다.
나는 마음의 평화, 영혼의 자유 같은 누구도 다칠 수 없는 그런 것 말고는 잃을 게 별로 없는 사람이어서 아마도 큰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청년 박선숙은 어떠했으며 동시대의 청년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나의 청년기는 공포의 시기였기 때문에 두려움이 나를 좀먹는 것으로부터 내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운동에 참여하면서 사람 사는 것 같이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지금의 우리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가졌었다.
그렇지만 내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20대의 시간은 평생의 자산이 되는 시간이니 무엇이든지 두려움 없이 부딪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이든 새로운 도전과 시험들 속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황금 같은 시간이기에 지금 주어진 공포와 고통조차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한 발 지나온 선배로서 말하자면, 청년기에 느낀 죽을 것 같았던 공포와 고통이 결국 삶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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